백두대간은 5천년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이어져온 한민족의 공간적 터전이다. 통일조국의 미래를 준비하는데 있어서 우리 산줄기의 기본 개념인 백두대간을 원상복구하는 것은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으로 자리매길 할 것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도상거리는 총 1,625km, 남한구간(지리산∼향로봉)만 계산하면 약 690km다. 종주는 백두대간은 겨울이 아닐 때 50일 정도가 걸린다. 이런 면에서 백두대간 종주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백두대간 종주등반의 진행순서는 ① 기획 및 대원 확정 ② 자료수집 및 지도구입 ③ 마루금 긋기 및 구간 확정 ④ 운행일정 확정 ⑤ 장비·식량 계획과 예산 편성 ⑥ 계획서 작성 ⑦ 장비 식량 의약품 구입 ⑧ 식량 패킹 및 지원 계획 ⑨ 인도어 클라이밍 ⑩ 산행 ⑪ 보고서 작성이다.
5만분의 1 지도로 종주 가능해
종주를 계획하고 나서 첫번째로 해야 할 일은 계획서를 내는 일이다. 계획서를 만들기 위해 대원을 정하고 운행일정을 잡고 장비, 식량, 의료에 대한 계획을 세운다. 대원확정은 종주 준비를 같이 하고 산행 훈련을 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한다. 대원수는 단독종주를 제외하고는 셋 또는 네 명이 적당하다. 계획이 확정되면 체력훈련을 시작하며 운행에 대한 자세한 일정을 잡는다.
자세한 운행일정을 잡기 위해서는 필요한 지도를 구입하고 자료를 수집한다. 자료는 이미 백두대간 종주를 마친 다른 팀의 보고서와 산악전문지의 백두대간 관련 기사를 모은다. 지도는 국립지리원의 지형도를 기본으로 하는데 보통 2만5천분의 1 지형도를 사용한다.
2만5천분의 1 지형도는 막영지에서 물을 찾을 때나 복잡한 지형을 지날 때 유용하지만 60장이 필요하므로 무게를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5만분의 1 지형도 26장을 재편집해서 사용하는 종주팀도 있다. 백두대간은 능선을 따르는 산행이기 때문에 5만분의 1 지형도로도 가능하다. 종주에 나서기 전 지형을 숙지할 때에 2만 5천분의 1 지형도를 참고해 막영지, 중식지, 휴식지 등과 함께 지형에 대한 특별한 사항들을 5만분의 1 지형도에 옮겨 적어두면 도움이 된다.
마루금 긋기는 가장 중요한 일
마루금 긋기는 지형도 상에 능선을 따라 선을 긋는 일, 즉 종주할 백두대간의 길을 지도상에 표시하는 것이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 원칙에 따라 계곡을 한번도 건너지 않는 능선을 찾는다. 먼저 5만분의 1 지형도를 이어 붙인 다음 백두대간 위에 있는 대표적인 산들을 표시한다. 이 산들을 형광펜을 사용해 줄을 그어간다.
애매한 구간이 나타나면 청색 샤프심으로 계곡을 연장해 보거나 적당한 높이의 등고선 사이를 연필로 칠해 가본다. 얼마쯤 가다보면 연필 칠한 부분은 만나고 그 가운데 선이 마루다. 마루금 긋기가 까다로운 지역은 쇠나드리 부근, 백봉령 부근, 고리봉에서 모래재 구간, 신의터고개에서 큰재 구간, 대야산에서 장성봉까지의 불란치재 부근, 저수재에서 벌재 구간, 늘재 부근 등이다.
백두대간의 마루금은 도계, 군계, 읍·면계를 따르는 구간이 많은데 대간이 이러한 경계선과 달라질 때 유의해야 한다. 또 600미터 이하의 구릉성 산지를 지날 때는 마루금 긋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런 부분은 2만 5천분의 1 지형도를 참고하면 좋다.
하루 10km, 10시간 운행이 적당
하루 운행거리, 막영지 등을 확정하고 애매한 구간은 주말산행을 통해 답사한다. 하루 운행거리는 도상거리 10킬로미터 내외로 잡는다. 하루 10시간 걷는 거리다. 겨울에는 8킬로미터쯤으로 한다. 막영지를 선택할 때는 물을 구하기 쉬운 곳으로 하며 대원들의 속도가 종주를 시작해 10일은 느리고 그 다음 10일은 보통, 그 다음부터 빨라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좋다.
종주중의 지원은 겨울을 제외한 계절에는 도상거리 100킬로미터 전후, 겨울에는 80킬로미터 전후해서 10일에 한번 꼴로 지원을 받는 것이 알맞다. 지원조를 만날 장소와 시간은 이미 계획 단계에서부터 확정해 두어야 하며 지원조가 가지고 갈 품목을 정해 꾸려 두도록 한다. 지원조를 만날 때쯤 해서 하루 정도의 예비일을 두어 운행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에 대비한다.
지원조를 만나는 장소는 대개 고개가 좋은데 이는 지원조가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대간을 지나는 고개 중에 포장길이 난 곳이 30여곳에 달하므로 이를 이용하면 좋다. 종주중에 4차례의 지원을 받는 종주대의 경우 육십령, 추풍령, 죽령, 대관령 또는 육십령, 불란치재, 화방재, 대관령을 많이 이용한다.
공동장비로는 텐트, 버너, 개인장비로는 배낭, 등산화가 중요하다. 텐트는 가볍고 통풍과 방수가 잘되는 제품이어야 한다. 간혹 폴이 망가져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튼튼한 것을 준비하되 예비로 두어개 더 갖고 간다. 폴은 고리나 벨크로테이프로 고정하는 것이라면 텐트를 치고 걷을 때 편리하다. 팩은 10센티미터쯤 되는 못으로 대치하면 무게를 줄일 수 있다. 플라이는 운행중 비를 피할 때 요긴하고 산 중에서 비를 만났을 때 물을 받을 수도 있어 꼭 필요하다. 스토브는 휘발유나 석유 스토브 중 하나와 가스 스토브 하나를 가지고 가면 좋다. 주의할 점은 휘발유는 정제되지 않은 주유소의 휘발유를 쓸 경우에 금방 노즐이 막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같은 종류라도 연료 소모 정도가 다르므로 출발 전에 측정을 해보아야 한다.
배낭은 멜빵과 허리부분이 두텁고 몸에 맞아 장기간 메고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 또 등판의 공기소통이 잘 되어 땀띠가 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등산화는 가볍고 방수가 잘되는 것을 선택한다. 고어텍스를 사용한 방수 등산화라면 더욱 좋겠다. 보통은 등산화 한 켤레로 가능하지만 예비로 한 켤레 준비해두었다가 지원조편으로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식량비가 가장 커 이밖의 장비로는 보조자일, 모자, 슬리퍼, 물통, 수선구 등을 준비한다. 보조자일은 겨울에 한계령에서 망대암산 부근 등 몇 군데 필요한 경우가 있다. 모자는 해를 가려주기도 하지만 비가 올 때 더욱 요긴하게 쓰인다. 땀도 닦을 수 있고 목도 가려주는 정글모자형이 좋다. 가벼운 슬리퍼가 텐트에 한개 정도 있으면 유용하다. 바늘과 실은 옷이나 등산화, 배낭수선을 위해 필요하다. 물통은 개인 물통 외에 텐트당 합계 8리터 정도의 것이 있어야 한다. 막영지에 도착하면 대원 중 2명은 저녁이나 아침에 쓸 물을 뜨러가야 하는데 그때 필요한 자바라형 등 대형물통을 준비한다. 장비와 관련하여 주의할 것은 텐트 안에서 가스랜턴을 켜고 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질식사 사고는 겨울 야영객들에게 간간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의약품은 말 그대로 상비약이므로 종주가 끝났을 때 사용하지 않고 고스란히 남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소화제, 항생제, 진통제, 비타민제, 화상거즈, 일회용반창고, 압박붕대, 소독약 등을 준비한다. 그 외에 사타구니 쓸림이나 땀띠에 대비해서 베이비파우더를 준비한다. 야영시 백반을 텐트 주위에 뿌리면 뱀이 접근하지 않으므로 준비해가는 종주대도 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진드기를 조심해야 한다. 진드기는 살을 파고 들어 곪게 하므로 이 지역을 통과할 때는 저녁에 진드기가 몸에 붙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식량은 짐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예산에서도 비용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중요하다. 아침과 저녁은 주로 밥을 먹게 되는데 일인당 한끼에 200그램의 쌀과 부식을 준비한다. 점심으로 식빵은 부패의 위험이 있으므로 지원받은 후 3일 정도까지만 먹을 수 있다. 라면은 입맛을 돋울 수 있으나 끓여 먹을 물을 가지고 다니기가 쉽지 않으며 열량이 부족해 장기간 식량으로는 부적합한 편이다.
장기간의 종주산행에서 간식은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약과, 영양갱, 육포, 어포, 건포도, 쵸콜릿, 사탕, 곶감 등을 준비한다. 차를 준비한다면 식사후 전대원이 둘러앉아 하루를 돌아보며 무료할 수 있는 저녁시간의 청량제로 좋다.
종주후에는 기록으로 마무리
종주의 전반을 담은 계획서가 만들어지면 이후는 계획서를 기초로 장비·식량·의약품 등을 구입해 포장하면 된다. 이때 지원 계획을 함께 세워 지원받을 장비와 식량은 지원조에게 맡긴다. 배낭 안은 지물포에서 파는 대형비닐(봉투형)로 둘러 방수처리를 한다. 또 기호품, 여벌옷 등을 하나로 모아 작은 단위로 포장한다. 식량은 하루 세끼와 간식까지 포함해 하루분씩 포장한다.
인도어 클라이밍은 운행일정이 확정된 이후부터 시작해 출발 전까지 계속한다. 마침내 종주 등반을 시작할 때는 비상금과 계획서를 가지고 가도록 한다. 산행을 마쳤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니다. 운행후에는 반드시 등반기를 작성하고 부문별 잘잘못을 평가, 기록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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