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까, 내려오는 것이 힘들까.
대부분의 등산 초보자들은 산을 오르는 것이 힘들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등산을 조금 해 본 사람들은
하산길이 더 힘들다는 답을 자주 내 놓는다.
경험적으로 봐도 올라갈 때의 시간보다
내려올 때의 시간이 훨씬 덜 드는데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하산길이 더 힘들다는 점을 이해하려면
등산할 때 사용하는 근육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등산할 때 주로 사용하는 다리 근육은 허벅지 바깥쪽 근육이다.
전문용어로 대퇴사두근이라고 하는 이 근육이
수축을 하면서 만들어 내는 힘으로 산을 오르게 된다.
등산을 많이 한 사람들의 허벅지가 바위처럼 단단한 것은
이 근육을 끊임없이 수축, 단련하기 때문이다.
이 근육은 사이클을 탈 때도 거의 똑같이 사용된다.
평소 사이클을 자주 타는 사람들이 산을 잘 올라가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산할 때는 이 근육이 팽창하면서 만들어 내는 힘이 주로 쓰인다.
문제는 이 근육이 팽창할 때 만드는 힘을 평소에 단련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헬스장을 가더라도 이 같은 운동은 할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올라갈 때 잘 올라가는 사람들도
급경사 내리막 등을 만나면 힘들어하는 것이다.
산행 후 다리 통증은 하산 시 대퇴사두근의 팽창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한 근육파열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유일하게 이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는 방법은 계단을 평소에 내려가는 것이다.
이 운동을 함에 있어서도 무릎과 발목 등 관절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천천히 내려가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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