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온 듯 다녀가세요'.
함양의 삼정산 정상을 내려오는 길에
나뭇가지에 누군가 걸어놓은 푯말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보일 듯 말 듯 조그맣게 걸려있는 푯말이었지만
그 옆에서 점심을 먹고 있던 기자는 마음 속 깊이 큰 울림이 느껴졌다.
최근 등산계에도 친환경 열풍이 불어닥치며 LNT운동이 한창이다.
다녀 간 흔적을 남기지 말자(Leave No Trace)는 뜻의 이 운동이 벌어진 것은
그만큼 산들이 일부 몰지각한 등산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LNT운동의 지침은 모두 7가지.
주된 내용은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충분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
이 가운데 당일치기 산행이 대부분인 주말 등산객들이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배설물이나 쓰레기 처리 방법이다.
괜히 지저분한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기분 좋게 산에 올랐다가 소위 '지뢰'를 밟아본 경험이 있다면
다음에 오는 등산객을 배려하는 배설물 처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할 것이다.
용변을 볼 때는 약 20㎝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배설물을 묻어야 다른 사람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
'화장지는 썩으니까 괜찮겠지'하는 생각에 그냥 버리지 말고
되도록이면 쓰레기를 남김없이 싸 가도록 한다. 바람에 날리는 화장지는 상상만 해도 끔찍하니까.
소변에는 소금기가 있기 때문에 아무 데나 소변을 봐서는 곤란하다.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서 충분히 떨어진 곳을 찾되 되도록이면
풀밭이 아닌 맨땅이나 바위에 소변을 보도록 한다.
아무리 정상을 밟고 오르더라도
인간은 산에서는 손님일 뿐이라는 점을 항상 상기하자.
- 부산일보 이상윤 기자 -
┗▶ 일부 몰지각한 산악회에서는 바닥에 저런 식으로 산행 안내를 하는데 앞으로는 저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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