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인가, 땀인가, 좋은 경치인가, 시원한 조망인가
대부분 고독을 꼽아
40대가 되기 전엔 다수의 멤버가 팀웍을 이루어 산행을 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때에는 주위의 경관에 크게 주목하지도 않았고 걸으면서 명상에 잠기거나 할 일도 없었다. 모든 것이 열정적으로 진행되었고 산행도 경주하듯이 했다. 그러나 산행을 오래 하다보니 웃고 떠들며 마라톤하듯이 하는 산행이 차츰 극복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되기 시작됐다. 생각해야 할 뚜렷한 것들이 생겨서라기 보다는 안으로 단단해지는 그 무엇이 필요하다는 느낌이 왔던 것으로 여겨진다. 주위의 경관이 차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단체산행이나 그룹산행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요즘은 정기적으로 하는 친구들과의 등반을 제외하고 거의 혼자 산행을 하는 일이 많다. 단체산행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대개는 혼자 왔느냐고 묻는다. 거기에는 왜 재미있는 산행을 을씨년스럽게 혼자 다니느냐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단독산행의 의미를 폄하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는 한 우리들의 산행 풍속도는 항상 시끌벅적한 산행, 정상에 오르면 정상주를 마시느라고 시끄럽고, 능선에 올라가면 단체로 야호를 외쳐야 하고 추운날 으슥한 계곡에 가면 주위를 거덜내며 커다란 불을 놓고 맥주깡통을 까거나 하는 풍속에서 벗어나기가 요원하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단체로 갈 경우 도시락을 아예 주문하여 까먹고 아무데나 버리는 경우도 여럿 보았으며 메들리로 가요를 끝없이 불러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위경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래나 머루가 있으면 가지를 분질르는 게 아니라 나무 둥치를 숫제 배어넘기고 마음껏 열매를 포획하는 장면도 보았다. 물론 건전한 단체 산행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의 산행습관이 너무 소란스럽다는 것이다.
그러면 좋은 산행의 기준은 무엇인가?
인터넷을 열람하던 중 좋은 등반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타이틀을 놓고 다양한 사람들이 좋은 의견을 개진한 것이 보였다. 다음은 거기에 대한 답변들을 번역한 것이다. 미국인들의 생각이지만 산을 찾는 마음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당일산행에 대한 나의 첫번째 기준은 고독이다. 그것을 찾기는 어렵지만 아직 어딘가에는 주위에 있는 자연을 완벽하게 향유할 수 있게 하는 평온과 정적이 있는 곳이 있다. 두번째 기준은 기진맥진할 정도로 충분히 걷는 것이다. 그게 나를 죽일 정도가 아니라면, 나는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로니카)
나에게 좋은 당일산행이란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봉우리들을 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산행이라고 느끼는 때는 정말로 발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임에도 산행은 다음 언덕을 넘어야 끝날 것이라고 생각될 때 제대로 된 산행을 했다고 느낀다. 도전적인 고도변화, 숨막히는 조망, 평온한 광야에서의 마음이 고요해지는 워킹, 다음주말에 다시 산행하기를 고대하는 마음이 남는 그런 산행이라면 그것은 바람직한 산행일 것이다.(폴 월드런)
좋은 당일산행은 목적지가 우리 집과 아주 가까운 곳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온종일을 꼬박 집에서 보낼 수 있으니까. 산행길이가 짧아야 경관이며, 야외생활을 즐길 시간이 있을 것이다. 길이가 너무 길다면 산행하는 데만 시간을 다 뺏길 것이고 즐길 시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산행목적이 어디로 가는가? FT콜린즈에서 당일산행의 가장 좋은 예는 호스투스 바위이다. 상당히 격렬한 산행이지만 꼭대기에 올라가면 조망이 좋고 서성이면서 안정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을 수도 있다.(샤논 테일러)
좋은 당일산행은 지역이 다른 곳을 거쳐 산행을 해야 하며, 목표가 있어야 하며(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원점회귀여야 하며, 최대 6-8시간안에 끝낼 수 있어야 한다.(루스)
좋은 당일산행의 기준은 간단하다. 오솔길과 햇볕이다. 경치가 있으면 좋다. 그러나 나는 머리를 비우기 위해, 일상생활에 스며든 말도 안되는 일들에서 해방되기위하여 오솔길을 찾는다. 또 하나의 기준이 있다면 그것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조용한 오솔길일 것이다. 오솔길깃점으로 가는 길이 교통으로 혼잡하다면 밟아서 다져진 작은길에서 저능아들을 만나는 일은 없을지라도 유감스러운 일이다. (샤키)
좋은 당일 산행의 유일한 기준은 하루만에 끝낼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 늦기전에 돌아가려고 노심초사하는 것보다 나쁜 것은 없다. 나는 결코 중간에서 즐기기위해 많은 시간을 남겨두지는 않는다. 초보자인 나는 무엇이건 내 산행기술을 도전해볼만한 것이거나 대지의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좋은 산행이다. (아담 넬슨)
사람, 소음, 세상으로부터의 완전한 고독이다. 그리고 내 심신을 깨끗하게 해주는 유익한 땀이다.(케빈)
내 사전에는 좋지않은 산행이란 없다. 숲속에 있으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 물론 경치가 아릅답거나 점심반찬이 좋아서 나쁠 것은 없다.(라타 존스턴)
좋은 산행이란 지역과 조망의 다양성을 흥미롭게 제공하는 산행이다. 하지만 그것은 다음날 일할 수 있을 만큼 약간의 에너지를 남겨주는 산행이기도 하다. 너무 많이 그리고 너무 빨리 산행하는 것은 야외생활의 잇점을 빼앗는 것이 된다. (닐 스카셀)
내가 홀로 걸어갈 수 있는 한 그것은 좋은 산행이다. 나머지는 모두 보너스이다.(폴.레인하이머)나에게는 당일산행이란 없다. 나의 산행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밖으로 나가면 끝이 나야 돌아온다. 광야의 정적, 영혼과 마음에 대하여 터득하고 배우는 것은 기본이다.(걷는 사람)
좋은 당일산행이란 반드시 홀로 보내야 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독은 어느땐 엄청나게 것이다 은.그러나 오솔길에서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도시생활의 매니어들을 피할수 있는 곳이면 어디거나 좋은 산행이 될 가능성은 있다. 생각할 것이라고는 산장을 택할 때 상식선의 안전성이나 어둡기전에 돌아가겠지하는 정도일 것이다. 몇마디 덧붙인 다면 사랑하는 친구 KB를 데리고 와서 나의 경험을 공유케하는 것이 언제나 좋고 우리들의 탈출을 즐기는 과정에서 몇몇 친절한 분들을 만나게되곤 하는 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나는 시립공원이건, 주립 또는 국립공원이건 역사가 오랜 곳이건, 산악도로이건, 나의 뒷뜰이건 어디든 자연과 함께 있는 것이 좋다. (카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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