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들머리에서 이정표나 고도계를 미리 보는 바람에 지레 겁을 먹을 때면
정말 '모르는 게 약'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정표 상에 정상까지 수㎞가 남았다거나 고도계로 본 현재 고도가 해발 0m에 가까운 반면
정상은 해발 1,000m가 넘을 때 얼마쯤 가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산에서 정확한 이동 시간을 계산해 내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산의 경사와 보행 속도 등을 입력해 복잡한 수식으로 풀어 볼 수 있겠지만
수시로 변하는 경사도와 보행 속도를 모두 고려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산행 출발 전 이동시간 따위의 '견적'을 뽑아보지 않을 수는 없는 법.
해가 빨리 지는 겨울산행에서는 그 견적이 더욱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산행에서는 한시간에 2㎞ 정도를 간다고 계산한다.
평지에서 인간의 보행속도는 보통 시속 4㎞ 정도이지만
경사가 있는 산행에서는 그 정도 속도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악마라톤 우승자의 경우 시속 8㎞ 이상의 속도를 낸다고도 하지만
아마도 평탄한 능선에서의 속도일 가능성이 크다.
높이에 대해서는 경험적으로 보통 시간 당 400m 정도를 오르는 것 같다.
경사가 심한 산의 경우에는 시간당 300m 쯤으로 계산하면 크게 무리가 없다고 본다.
따라서 해발 0m에서 출발했다고 가정했을 때 해발 1,000m 정도의 산을 오르는 데에는
2시간30분~3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이 계산법을 너무 믿으면 곤란하다.
산행 도중 바위 암릉이 줄지어 나타나는 악견산~의룡산 구간 같은 곳이라면
여기에다 추가로 상당한 시간을 보태야 한다.
- 부산일보 이상윤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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