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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관한 정보

산행 다녀오면 발이 욱신욱신 … 평소 발가락 운동 많이 하세요

 

등산 인구 2000만 명 시대. 이제 산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전 국민의 건강지수가 해마다 쑥쑥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득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 같은 ‘족부질환’이다. 관절·척추 전문 연세사랑병원은 2009~2010년 족저근막염과 무지외반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월별 발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야외활동이 활발해지는 봄과 가을에 환자가 집중됐다. 특히 9~11월에 족저근막염 환자는 37%, 무지외반증 환자는 41%가 집중됐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박의현 원장은 “레저활동이 늘어나면서 불가피하게 발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며 “평생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려면 항상 발을 아끼며 돌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발뒤꿈치 아프다면 족저근막염

 

족저근막은 체중을 흡수하는 발바닥의 아치부분을 말한다. 족저근막염은 이 부위의 질기고 단단한 근막이 찢어져 염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콜라겐 성분이 단단해져 석회화한다. 박 원장은 “ 평소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또 평소 활동량이 없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등산을 하는 등 발에 과부하가 걸렸을 때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발을 디딜 때 발바닥 이 아파 걷기 불편하거나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딛는 순간 통증이 심하면 의심해야 한다.

 

질환 초기 단계라면 1~2주 안정을 하면서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진통제를 사용한다. 집에서 캔을 차갑게 해 발바닥으로 굴리는 운동, 또 스트레칭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보조적으로 체중 부하를 분산시키기 위한 특수 깔창을 사용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수술을 권한다. 문제는 회복률이 70% 정도인 데다 재발이 잦다는 점이다. 다행히 몇년 전부터 비수술요법으로 체외충격파요법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외부에서 고에너지 충격을 줘 통증을 개선하고,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최근에는 시술 효과를 높이기 위해 ‘수면마취 충격파요법’이 도입됐다. 환자의 편의를 위해 수면내시경처럼 체외충격파 시술 시 생기는 극심한 통증을 줄여준다. 이 요법은 1회 시술로 일반 체외충격파 3회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의 자료에 따르면 치료 효과는 80% 정도다.

 

등산화 잘못 신으면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이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5~6배 정도 많이 발생해 중년 여성의 대표적인 발질환으로 불린다.

 

무리한 등산이 바로 무지외반증을 일으키진 않는다. 하지만 잘못된 신발 선택이 간접적인 발병 요인이 된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이호진 과장은 “가족력이 있는 중년 여성이 좁고 딱딱한 등산화를 장시간 신고 걸으면 무지외반증이 악화된다”며 “초기에는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변하는 정도지만 점점 통증이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게 돼 발질환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엄지발가락이 본래 역할을 하지 못하면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신경이 뭉쳐 발바닥 앞쪽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 발가락 변형이 심해지고 결국 발바닥을 지탱하는 뼈의 배열이 틀어지게 된다.

 

뼈의 변형이 시작된 단계라면 제자리로 돌려 고정해야만 재발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최소 일주일간 입원했다. 이 과장은 “최근 인체에 무해한 티타늄 재질의 미니 금속판이나 나사 등을 이용해 수술 후 입원 기간을 평균 3.2일 줄이고, 수술 후 복합약물을 소량 사용해 통증 해소와 함께 회복 기간도 단축시켰다”고 말했다.

 

산 오르기 전 스트레칭은 필수

 

등산은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다. 따라서 산을 오르기 전 스트레칭으로 다리 근육·발목·무릎 관절을 풀어줘야 한다. 박 원장은 “발목 근육이 발달하면 족저근막염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며 “바닥에 수건을 펴고 그 위에 무게감 있는 책을 올린 후 양 발을 이용해 수건을 밀고 당기는 동작을 하루 2~3번씩, 매회 30번씩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의자에 앉아 발가락을 이용해 책장을 넘기는 훈련을 하는 것도 권장했다.

 

등산화 선택도 중요하다. 등산양말과 발이 붓는 것을 감안해 평소 신는 운동화 치수보다 10㎜ 큰 사이즈를 선택한다. 너무 꼭 맞는 등산화는 무지외반증을 악화시킨다. 또 5시간 이상 중장거리 산행을 할 때는 적당히 무겁고, 바닥이 딱딱한 등산화를 고르는 것이 좋다. 반면 가벼운 산행이라면 탄력 있는 바닥재를 쓴 등산화를 고른다.

 

족저근막염 = 체중을 흡수하는 발바닥 아치 부분의 근육막이 찢어져 염증이 생기는 질환.

무지외반증 =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질환. 통증이 심하고 심할 경우 뼈에 변형이 일어난다.

 

출처 : 중앙일보

글쓴이 : 권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