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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관한 정보

명품 숲길 만들기

 

 길은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아닌 산자락을 끼고 만든 완만한 경사의 등산로다. 숲길은 산 정상에 오르기 힘들다는 단점을 이용해 산의 허리나 둘레를 돌아가며 걷는 트레킹길이기도 하며, 등산을 할 때 꼭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수직산행 문화에서 둘레길을 평범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수평산행 문화로의 개편이기도 하다.

 
 이러한 숲길은 전국에 걸쳐 계속 확대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며, 현재 이용되고 있는 숲길은 지리산 숲길(300km), 제주 올레길(210km), 울진 금강소나무숲길(16km), 대구올레길(18km), 서울성곽순례길(24km), 한강길(15km), 강화 나들길(55km), 마곡사 솔바람길(11km), 변산 마실길(100km), 고창 신화가 있는 질마재길(40km), 군산 구불길(18km), 익산 백제의 숨결 둘레길(14km), 진안 마실길(214km), 남도 갯길 6천리길(5040km), 광주 무등산 옛길(12km), 해운대 달맞이길(3km), 이기대 해안산책로(4km), 영주 소백산 자락길(19km), 울산 솔마루길(24km), 무학산 오솔길(12km), 강원 바우길(12km) 등 각 지역, 지자체 마다 특색 있는 명칭으로 숲길(또는 둘레길, 올레길)을 조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숲길, 올레길, 트레킹길, 산책길, 탐방로 등 저마다의 이름으로 서로 다르게 운영돼 왔던 전국의 숲길을 체계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도록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로 숲길은 등산, 트레킹, 레저스포츠길, 탐방로, 휴양·치유숲길 등으로 분류되어 숲길과 유사한 형태의 길을 만들 때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모두 이 법률에 따르도록 했다.


 길은 걷는 문화를 조성함으로써 국민들에게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함과 동시에 전국을 걸으며 여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조성되어 있는 숲길을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전국을 다니며 각 지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지역의 독특한 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숲길은 과도한 이용객으로 인해 숲길 주변의 훼손을 조장하는 마이너스적 역할 뿐만 아니라 잘못된 숲길 문화로 인해 지역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문제도 안고 있다. 최근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숲길 산행에 따라 주변 산림환경의 훼손 및 농작물을 훼손하거나 가져가는 등 문제도 발생하고 있고, 화장실 등이 제대로 안 갖춰져 주변이 공중화장실이 되는 문제도 안고 있다. 더욱이 지역의 특산물을 팔기 위한 상술의 발달로 순수한 농촌문화가 도시문화로 전환되는 계기가 됨으로써 전통적인 농촌의 인심이 사라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리산 숲길은 2007년 시범구간 20km(전북 남원시 산내면 매동마을∼경남 함양군 마천면) 개통과 아울러 2008년 50km(전북 남원시 주천면∼경남 산청군 수철마을) 추가 개통 이후 현재 지리산 숲길의 열린구간은 총 70여 km를 넘고 있다. 2009년 산청군 수철마을에서 하동군 상이리 60km, 2010년 하동군 청암면 상이리∼하동군 악양면 대축마을 26km, 전남 구례군 산동면 계척마을∼전남 구례군 토지면 51km에 대한 조성사업도 했다. 지리산 숲길은 수평적 산행의 시발점으로 울진 금강소나무숲길, 제주 숲길 등으로 전국에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제주 올레길보다 먼저 시도된 것으로 바람직한 수평적 산행을 위한 길 조성 붐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됐고, 2009년만 해도 이용자는 10만명에 이르렀고 해마다 이용자는 늘어 지금은 수를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다. 그러다보니 증가하는 이용자들에 의한 답압 등에 의해 숲길 토양은 딱딱해지고, 훼손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우리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숲길(둘레길)을 조성하는 문제는 너도나도 하자는 식이 되고 있다. 그 전에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지, 자연훼손을 얼마나 최소화 할 것인지, 얼마나 많은 이용객들이 편리하고 즐겁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노선은 어떻게 잡을 것인지, 지역민의 입장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든지 등에 관하여 심도 있게 고민하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무작정 개설만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울러 숲길은 가능하면 아름다운 곳,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 이야기가 있는 곳 등 다녀간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러기에 명품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숲길은 쾌적한 즐거움만 주는 곳이 아니라 지역을 알리고 살리는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 출처 : 경남일보

- 글쓴이 :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